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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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74 vote 0 2018.11.22 (12:59:38)

    인간의 의사소통 수단은 언어다. 자연의 언어는 구조다. 인간의 언어에는 문법이 있고 자연의 구조에는 시스템이 있다. 인간의 언어는 의미를 전달하고 자연의 구조는 에너지를 처리한다. 인간의 언어에는 의미의 맥락이 있고 자연의 시스템에는 에너지의 방향성이 있다.


    언어의 맥락을 결정하는 것은 인간의 대화이고 구조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은 에너지의 효율성이다. 인간은 대화하고 자연은 대칭한다. 인간의 대화는 둘의 공통분모를 찾는다. 자연의 대칭은 반대로 공통분모를 배척하고 이탈한다. 인간은 부유하고 자연은 가난하다.


    인간은 문제가 생기면 동료를 부르지만 자연은 문제가 생기면 자기 팔을 자른다. 문제는 대칭의 어긋남이니 평형이탈이다. 인간은 동료를 불러 부족분을 채워 평형을 회복하는 방법으로 해결한다. 자연은 동료가 없다. 모자라는 부분을 채우지 못하니 넘치는 부분을 자른다.


    자연을 자연으로 부르는 것은 자연自然이 외부의 도움이 없이 스스로 말미암아 일어서기 때문이다. 반대로 인간을 인간人間으로 부르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돕기 때문이다. 인간은 무리를 이루고 서로 돕는다. 자연은 스스로 해결한다. 인간과 자연은 진행방향이 반대다.


    자연自然은 스스로 자自가 있고 인간은 사이 간間이 있다. 인간은 무리를 이루므로 언제나 도움을 구할 수 있다. 에너지에 여유가 있다. 집단 안에 비축해둔 에너지로 문제를 해결한다. 자연은 스스로 나아가므로 서로 돕지 못한다. 언제나 평형이며 에너지의 여유가 없다. 


    인간은 부분에 서서 전체를 본다. 개인에 서서 집단을 바라본다. 자연은 전체에 서서 부분을 바라본다. 전체가 움직여 에너지를 이루고 에너지를 운행하여 부분에서 일어나는 내부모순을 해소한다. 자연과 인간은 바라보는 방향이 다르다. 여기서 인간의 오류가 일어난다.


    문제는 인간도 무언가 일을 벌이면 따뜻한 인간의 법칙이 아닌 냉혹한 자연의 법칙을 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일을 벌이지 않으면 인간의 법칙을 따른다. 사고를 치지 않으면 주변의 도움을 호소할 수 있다. 그러나 작심하고 일을 벌이면 갑자기 싸늘한 시선을 받게 된다.

   

    소년은 부모의 도움을 받지만 어른은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개인은 국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기업을 운영하는 CEO나 글을 쓰는 작가나 적과 대결하는 정치인은 충분한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따스한 인간의 법칙이 아닌 냉혹한 자연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계다.


    전쟁에 나간 지휘관은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전쟁은 이미 벌어졌기 때문이다.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는 모험가는 타인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다. 홀로 깊은 산 속으로 들어와 버렸기 때문이다. 격리되고 고립되어 도움을 기대할 수 없다. 자연의 법칙에 복종해야 한다.


    인간은 부유하고 자연은 가난하다. 자연은 언제나 열적평형을 이루어 에너지가 바닥상태에 머물러 있다. 인간이 집단 속에 안주하면 모르되 밖으로 나가 일을 벌이면 그런 지경에 몰린다. 평생 남의 도움으로만 살아온 안철수가 정치판에 들어서자 탈탈 털리듯이 말이다.


    자연은 어떤 이유로 에너지의 여유가 생기면 어떻게든 변화가 일어나서 에너지가 밖으로 이동하여 계의 평형을 이루고 만다. 여기서 에너지의 방향성이 성립하는 것이며 그 방향은 엔트로피의 증가방향이며 그 귀결은 열적평형이다. 에너지를 이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자연은 평형과 비평형이며 언제나 평형을 지향한다. 그 결과는 가난의 평등이다. 자연은 언제나 가난의 평등상태에 이르러 있다. 그러므로 일을 벌일 수 없다. 가난해서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 역시 큰 틀에서는 자연의 일부다. 인간이 성장하면 자연의 성질을 따른다.


    공부하고 사회에 나가면 문득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주변의 따스한 온정을 바라는 패배자가 되든가 아니면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전진하는 냉혹한 승부사가 되든가다. 온정이나 평화는 어린아이의 어리광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그때 깨닫는다


    자연은 언제나 자기 한쪽 팔을 자른다. 문제가 있으면 해결해야 한다. 문제의 해결은 계의 평형이다. 부족분을 채워서 평형을 이루는 방법은 절대로 없고 언제라 한쪽 팔을 잘라서 평형을 이룰 뿐이다. 그런데 여유분의 팔이 하나 더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팔을 자를 수 있다. 


    그러므로 유비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하여 한 몸에 여섯 개의 팔을 갖추듯이 해야 한다. 급할 때 잘라먹을 팔을 미리 확보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 오직 의리로만 그것은 가능하다. 팀플레이로만 그것은 가능하다. 그것은 말로 되는 것이 아니라 호르몬과 무의식으로만 된다. 


    애국심이니 충성심이니 정신력이니 하는 것은 개소리에 불과하다. 정신적 요소에서 답을 찾는다면 거짓이다. 그것은 호르몬과 무의식의 영역이며 물리적으로 된다. 삼 년간 한솥밥을 먹고 한이불을 덮어야 동료의 방귀를 무수히 먹어 무의식이 바뀌고 호르몬이 바뀐다.


    호르몬이 바뀌고 무의식이 바뀌어야 동료가 되고 의리를 이룬다. 의리는 말로 되는 것이 아니다. 약속이 아니고 믿음이 아니고 본능이다. 엄마가 아기를 구하려고 몸을 던지는 것은 약속이 아니고 믿음이 아니고 본능이다. 아기를 구해야 한다는 깊은 뜻이 있는 것이 아니다.


    아기를 위해 희생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아기를 구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아 자신이 죽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이건 물리학이다. 의리는 물리학이다. 관우가 죽고 장비가 죽으면 유비도 스트레스를 받아 죽는다. 거기에 옳고 그름의 판단은 없다. 그것이 의리다.


    에너지는 계가 구조적 모순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에너지를 태웠을 때 둘이 하나가 되는 것이 구조다. 그러려면 애초에 자원의 질이 균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에너지는 불균일한 지점에서 방향이 꺾인다. 에너지를 태워 둘이 하나가 되면서 남는 하나가 외부로 처리된다. 


    그러므로 누군가의 희생 없이는 진보도 없고 정의도 없고 승리도 없다. 서로 견제하고 비난하고 헐뜯으며 도덕성의 우위를 강조하는 방법으로는 절대 승리할 수 없다. 그것은 주변의 온정을 호소하는 어린아이의 행동이다. 내가 착하므로 나를 도와달라는 아기의 호소다.


    누군가 희생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내가 희생을 자처하고 나서야만 승리는 가능하다. 그렇게 희생할 수 있는 전략예비를 벤치에 무수히 쟁여둔 팀이 우승한다. 스스로 주전선수가 아니라 뒤를 받치는 예비자원을 자처하고 나서야 한다. 팀 안에 그런 사람이 있어줘야 한다.


    한국인들은 의리를 거꾸로 배웠다. 도덕성을 강조하며 남을 헐뜯는 것을 의리로 안다. 그런 의리없는 자들과는 한시도 같이 있지 말아야 한다. 호르몬이 오염되고 무의식이 오염된다. 정신은 타락한 정신에 오염된다. 주변의 온정을 호소하는 어리광이 정신의 오염이다.


    내 팔 하나를 잘라야 하는 순간에 노무현은 자기 머리를 내놓았다. 지금 민주당에는 네 목을 내놓아라 하고 외치는 의리없는 자들로만 가득차 있다.


[레벨:14]스마일

2018.11.22 (14:45:25)

잠자고 있는 모험가들이 깨어나야 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6]kilian

2018.11.23 (14:39:54)

"누군가의 희생 없이는 진보도 없고 정의도 없고 승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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