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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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53 vote 0 2018.10.26 (13:50:04)

      
    가족과 부족사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인원이 너무 많으면 안 된다. 화백회의든 쿠릴타이든 많아야 7명 정도가 참여하는 것이다. 영일 냉수리비에 차 칠왕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듯이 대왕과 갈문왕 및 육부왕까지 최대 8명의 왕이 화백회의에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압축해 가는 절차가 중요하다. 8명이 모두 왕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왕과 갈문왕과 육부왕의 서열이 있기는 했지만 내부적으로 평등한 구조였다. 왕과 신하가 회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8명의 왕들의 만장일치제다.


    만장일치라야 하므로 평등할 수밖에. 인원이 많으면 평등할 수 없다. 반드시 파벌이 생긴다. 그 경우 어떻게든 지렛대를 만들고 흥정을 하려고 한다. 점차 나빠질 수밖에. 선거를 한다고 해도 여야 양당이 하는 것이며 군소정당을 끼워줘도 당이 다섯을 넘으면 피곤하다. 


    이합집산이 곤란하다. 실제로 많은 인원이 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 회의라는 것은 집단학습의 장이며 정보공유의 장이기 때문이다. 옵저버도 있고 심부름꾼도 있고 후보생도 있어야 하므로 인원은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의사결정 현장에서는 인원을 추려야 한다. 


    구조론으로 봐도 일단 다섯인데 다섯 중의 특정 분야 안에 또 다른 다섯이 있으므로 열 명이다. 지금이 입자 단계라면 입자 안에 또다시 다섯이 있다. 정부의 관계부처 합동회의라도 그러하다. 해당분야 안에 또 다른 질 입자 힘 운동 량이 있다. 그러므로 인원은 늘어난다.


    그러나 어차피 결정은 YES 아니면 NO다. 핵심적 결정에는 인원이 많을 이유가 없다. 그 핵심인원은 스킨십을 통해서 호르몬과 무의식이 해결되어야 한다. 즉 가족이어야 한다. 내부에 대항할 목적의 지렛대가 없어야 한다. 왜 부족은 안 되는가? 부족이면 신고식을 한다. 


    신참례 혹은 면신례라고 한다. 부모 이름을 써놓고 똥을 투척하는 식으로 친부모를 부정하게 만든다. 몽둥이찜질을 하기도 한다. 결혼식 때 신랑 발바닥을 때리는 것도 어른족에 드는 통과의례다. 물리적 스킨십을 통해서 호르몬이 바뀌는 것이다. 동물은 냄새로 해결한다.


    자기 냄새가 묻어 있으면 동료로 여긴다. 인간은 스킨십과 신고식으로 된다. 부족민은 수시로 축제를 열어 스킨십을 한다. 말로 되고 이성으로 되는게 아니다. 유비 관우 장비가 그러하듯 한솥밥 먹고 한 침대에서 자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지렛대를 만든다. 


    파벌을 만든다. 대항행동을 한다. 결정적인 시기에 걸고 자빠질 고리를 만든다. 타자화하고 대상화하는 것이다. 내부총질은 반드시 일어난다. 내부에 결이 만들어진다. 결은 갈라진다. 본능적으로 그렇게 된다. 이건 교육으로 되는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다. 


    부족민의 축제와 스킨십과 신고식으로 타자성을 극복한다. 부족민은 그 과정을 통해 가족과 멀어지고 부족을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결과는 좋지 않다. 그것으로 부족 규모를 유지할 수 있을 뿐 큰일은 할 수 없다. 항상 약점 잡고 지렛대를 만들고 통제수단을 만들려고 한다.


    범죄단체에 들면 일단 살인을 시킨다. 공범이 되는 것이다. 수호지에 묘사되듯이 말이다. 서로의 약점을 잡고 있는 것이며 그것이 활동을 제한하게 한다. 결국 망가지고 마는 것이다. 가족은 스킨십을 통해 호르몬으로 맺어진 사이다. 부족은 내부적인 역학관계로 맺어진다. 


    내가 이렇게 하면 상대가 어떻게 할 것이라는 게임의 논리다. 그 안에 타자성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다. 지렛대가 작동하고 있다. 정치라도 마찬가지다. 여당과 야당 안에 지렛대가 있다. 국민을 지렛대로 삼아 상대편을 해치려 한다. 놔두면 반드시 내부대립이 생겨나고 만다.


    엘리트는 다르다. 부족이라도 가족과 같다. 아인슈타인과 동료 학자들이 모여 있다면 가족을 넘어선 긴밀한 관계다. 학문에 대한 진리에 대한 존경심이 가족 이상으로 묶어주기 때문이다. 그런게 필요하다. 선비집단은 서로에 대한 존경심으로 호르몬을 해결한 사람들이다. 


    다 그런게 아니다. 지성인이 그러할 뿐 대부분은 흉내나 내는 정도다. 엘리트는 서로에게 이득이 되므로 서로 얼굴만 봐도 가족과 같은 호르몬이 나온다. 뇌가 그렇게 세팅되어 있다. 그러나 일이 잘 풀릴 때가 그러할 뿐 조금만 틀어지면 본래의 야만이 고개를 내밀곤 한다. 


   학문은 계통을 만든다. 계통 안에서 역할과 포지션과 임무가 있다. 팀플레이가 살아난다. 그럴 때 가족과 같이 하나가 된다. 그냥 맹세하고 약속하고 다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계통을 만들고 시스템을 조직하고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내부 지렛대의 생성을 막아야 한다. 


[레벨:6]kilian

2018.11.01 (13:44:01)

"그냥 맹세하고 약속하고 다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계통을 만들고 시스템을 조직하고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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