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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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98 vote 0 2018.10.24 (13:43:38)

      
    하거나 당하거나


    인생은 '하거나' 아니면 '당하거나'다. 타의에 의해 당하는 것은 자신의 의사결정이 아니다. 남이 시켜서 하는 행동이라면 하는 것이 아니라 당하는 것이다. 노예의 결정은 자신의 의사결정이 아니다. 개가 집을 곧잘 지키지만 남의 집을 지키고 있다. 가짜다. 많은 경우 자신이 했다고 믿지만 무의식이 시켜서 한 것이다.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한 행동이 그러하다. 인간은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이다. 남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칭찬을 듣기 위해, 집단 안에서 평판을 높이기 위해 하는 행동은 당연히 가짜다. 자신의 쾌락을 탐해서 한 행동도 가짜다. 본능이 시켜서 한 행동이므로 가짜다. 영혼이 시켜야만 진짜다.


   대표성을 가진 행동이라야 진짜다. 대표성이 영혼이다. 의사결정권을 가져야 대표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사건을 다음 단계로 연결시켜야 대표성이 있다. 그러려면 상대적인 에너지의 우위에 서야 한다. 에너지에 대한 지배권이 있어야 한다. 타인을 위한 행동은 당연히 가짜고 자신을 위한 행동이라도 대부분 가짜다.


    무엇을 위하면 이미 가짜다. 원인이 바깥에 있으므로 가짜다. 자신에게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자신이 창의하고 발명했다면 에너지가 자신에게 있다. 발견과 발명은 사건의 다음 단계가 있으므로 대표성이 있다. 독립적으로 창업하고 창작하고 격발해야 에너지가 자신에게 있다. 의사결정에 나설 권력이 자신에게 있다.


    인간이 원하는 바는 권력구조, 의사결정구조, 에너지를 가진 살아있는 조직 속에 머무르며 함께 호흡하는 것이다. 종교를 믿는다는 것은 거짓이다. 믿는다고 말할 뿐 사실은 역할의 부재를 자인하는 것이다. 가족에 의지해도 거짓이다. 사랑한다고 말할 뿐 에너지의 결핍을 자인하는 것이다. 국가에 의존해도 거짓이다. 


    충성한다고 말할 뿐 사실은 자격의 부재를 자인하는 것이다. 종교든 가족이든 국가든 권력구조다.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현장 주변에서 얼쩡대려고 한다. 권력의 냄새를 맡으려고 한다. 발정한 개는 냄새에 흥분하고 당하는 인간은 권력에 흥분한다. 그것은 인간답지 않다. 인간다움을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의리다. 


    그것은 자체 에너지를 가진 의사결정구조다. 인간은 사랑할 때 그것을 느낀다. 결정해야 하고 결정을 재촉하는 단서가 있다. 예민해져 있고 자극을 받는다. 인간은 사랑함에 의해 인간다움을 얻는다. 나는 저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있어야 한다. 게임에 들어야 한다.


    인간은 시험에 들기 싫어하지만 시험에 들어야 한다. 유목민이 특히 의사결정에 강하다. 봄만 되면 목초지를 찾아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동하면 결혼할 수 없다. 새로 돋아난 풀이 한 뼘이 되기 전에, 행렬이 떠나기 전에 사랑하든 결혼하든 결판을 내야 한다. 첫째 딸이 남자를 따라가버리면 둘째 딸도 가버린다. 


    셋째 딸도 가버리고 순식간에 부족이 텅 비어버린다. 부족의 세력이 약해져서 목초지를 빼앗기고 죽는다. 여자 하나가 부족에 새로 들어오기 전에는 여자 하나를 부족에서 내놓을 수 없다. 남자 하나가 결혼하기 전에는 여자 하나를 시집보낼 수 없다. 모든 조건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죽든 살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 족장은 남자와 눈이 맞아 부족을 떠나는 딸을 총으로 쏜다. 사실은 쏘는 시늉만 하고 실제로 쏘지는 않았다고 영화는 둘러댄다.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란 영화 ‘가베’다. 의리가 있어야 한다. 의리는 의사결정 매뉴얼이다. 남들이 주저할 때는 내가 나서고 남들이 나설 때는 내가 물러난다. 


    되도록 자신을 전략예비 포지션에 두어야 한다. 그것이 의리다. 의리는 말로 안 되고 호르몬으로 되고 무의식으로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교회에서 의리를 찾는다. 동료간에 부자간에 남녀간에 서로 믿고 역할을 나누고 의지하여 세력을 이루는 방법으로 에너지를 끌어내서 의사결정할 수 있는 구조 속에 둔다.

 

    남들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구조를 만들어두어야 한다. 내게 매달려 간청할 때라야 의사결정하여 사건의 연결에 나선다. 목숨을 걸고 부족을 떠나 독립하는 유목민처럼 자신의 전부를 걸고 상대방의 전부를 끌어내는 의사결정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 쉽게 종교에서 구하지 않고 무의식과 호르몬을 만들어가야 한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는 미리 정해두어야 한다. 아내와 엄마 중에서 하나를 구하라면 아내다. 어른과 아이 중에서 하나를 구하라면 아이다. 강자와 약자 중에서 편을 든다면 당연히 약자다. 의사결정에는 결이 있다. 에너지가 가는 길이 있다. 결따라 가는 것이 의리다. 결은 밸런스다. 강자편을 든다면 세상은 무너진다.


    아내와 엄마 중에서 엄마 편을 든다면 세상이 무너진다. 엄마는 낳을 수 없고 아내는 낳기 때문이다. 어른과 아이 중에서 어른 편을 든다면 세상이 무너진다. 아이는 자라지만 어른은 죽기 때문이다. 거기에 밸런스가 있고 인간은 그 밸런스를 통제할 수 있으며 에너지의 운용은 밸런스가 작동하는 결대로 가야만 한다. 


    상황을 당하여 좌고우면 하면 안 되고 정해진 코스로 가야 한다. 미리 구조를 설계하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의리다. 밸런스를 작동시키는 것이 의리다. 게임을 해도 캐릭터들 간에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 일방적으로 한쪽이 유리하면 게임이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의리라는 밸런스를 틀어쥘 때 당하지 않는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 왜 사랑이나 애국이나 충성이나 정의면 안 되고 반드시 의리여야 하는가? 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이익을 위해서든 무엇을 위해서든 당하는 것이다. 떠밀리고 강제되는 것이고 제압되는 것이다. 사건을 다음 단계로 연결시켜 가는 방법으로만 자신이 사건의 주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레벨:6]kilian

2018.11.01 (13:45:34)

"사건을 다음 단계로 연결시켜 가는 방법으로만 자신이 사건의 주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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