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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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809 vote 0 2018.08.08 (17:07:55)


    인류는 진화하는가?


    크로마뇽인은 네안데르탈인보다 뛰어난 인류인가? 과학자는 '그렇다'고 선언하고 증거를 찾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새롭게 동굴에서 발견되는 화석증거들은 언제나 그 반대였다.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와 달리 불을 사용하지 않았다. 아니다. 불을 사용했다. 네안데르탈인은 곡식을 먹지 않았다. 아니다. 곡식을 먹었다.


    네안데르탈인은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아니다. 그렸다. 동굴그림이 발견되었다. 조각품도 있다. 네안데르탈인은 바늘을 사용하지 않았다. 아니다. 사용했다. 네안데르탈인은 정교하게 가공한 석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아니다. 사용했다. 네안데르탈인은 설골이 없어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아니다. 설골이 있고 말을 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개만 해도 머리 나쁜 개와 머리 좋은 개의 지능 차이는 크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평균 지능이 50밖에 안 되는 부족민도 있다. 같은 크로마뇽인들 사이에도 지능 차이가 큰데 네안데르탈인 중에 천재가 없겠는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우선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보다 훨씬 늦게 등장했다.


    현생인류가 30만 년 전에 출현한데 비해 13만 년 전에 완전해진 네안데르탈인이 더 우월해야 한다. 실제로 네안데르탈인이 더 우수한 골격과 전투력을 가지고 있다. 팔힘이 더 세다는 말이다. 그런데 왜 멸종했을까? 쪽수가 적어서 멸종한 것이다. 현생인류는 진작부터 아프리카를 빠져나왔지만 개체수가 많지 않았다.


    구대륙에서 빙하기를 겪으며 네안데르탈인은 멸종에 근접해 있었고 이는 현생인류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현생인류는 아프리카에서 2진이 왔다. 6만 년 전에 일찌감치 아프리카를 탈출한 사람들이 호주의 애보리진이다. 인도양 바다의 섬들에도 수만 년 전에 아프리카를 떠난 원시종족이 있다. 그들은 대단한 선구자였다.


    지금은 열등한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당시만 해도 그들은 누구보다 앞서 있는 위대한 개척자였다. 그들은 우수한 기술로 뗏목을 만들어 바다를 건너 호주까지 원정을 갔다. 그런데 거기서 퇴화했다. 구조론의 마이너스 원리다. 퇴화가 진화보다 자연스럽다. 그들은 다양성이 없는 호주대륙에 고립되어 점차 퇴행해 갔다. 


    태즈매니아로 건너간 일부 부족민은 호주 애보리진보다 더 퇴행했다. 그들은 백인에 의해 멸종되었다. 반대의 경우는 뉴질랜드의 마오리족이다. 마오리족은 강력한 전투종족인데 여러 번 영국군을 물리쳤다. 마오리족을 죽이기 위해 영국군이 2만 명이나 파견된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지금도 당당하게 살고 있다.


    마오리족이 남다른 것은 그들이 비교적 근래에 하와이에서 뉴질랜드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태평양 섬들에 거주하는 부족민은 모두 대만에서 건너갔다. 뒤늦게 간 종족이 먼저 간 종족보다 강한 법이다. 이런 패턴은 일관되게 관찰할 수 있다. 바이킹의 활동이 대표적이다. 한반도 역시 새로운 이주민이 계속 몰려왔다.


    중간 통과지역은 강하지 않다. 이주민들이 그냥 지나가 버리기 때문이다. 반도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으므로 눌러앉는다. 영국이나 일본도 대륙과 인접해서 반도와 같은 효과가 있다. 계속 새로운 세력이 등장한다. 정리하면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보다 더 늦게 등장한 더 강한 집단이었지만 빙하기 때문에 크지 못했다.


    현생인류 역시 빙하기에 고전했는데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세력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바람에 잡종강세의 덕을 본 것이다. 같은 현생인류 중에도 섬이나 정글의 고립된 지역에서 외부와의 교류 없이 오랫동안 갇혀 있는 부족민은 네안데르탈인처럼 퇴화를 면치 못하고 멸종위기를 겪고 있거나 혹은 이미 멸종해 버렸다.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보다 불리한 점이 한 가지 있다. 소집단을 이루었다는 점이다. 현생인류 남자가 네안데르탈인 여자에게 유전자를 준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고 그 반대의 사례가 적다는 것은 네안데르탈인이 외부와 교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 유전자를 준다는 것이 외부와 교류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왜 그들은 뛰어난 사냥능력을 가지고도 외부와 교류하지 않았을까? 어깨가 좁아 투창을 못 하고 돌팔매질을 못 하는 게 네안데르탈인의 약점이다. 돌을 던지는 능력은 침팬지나 오랑우탄에게 없는 인간에게만 있는 특별한 능력이다. 마오리족도 네안데르탈인처럼 특별히 건장한 체격을 가졌는데 투창기술은 없다고 한다.


    섬에서 살기 때문에 투창할 일이 없는 것이다. 넓은 평원에서 사슴떼를 쫓아간다면 투창이나 돌팔매가 소용되지만 태평양 섬의 정글에서 투창을 써먹을 평원이 없다. 네안데르탈인은 어깨가 약해 원거리 공격이 안 되므로 몰이를 못 하고 바위 뒤에 숨어있다가 달려들어 창으로 찌르는 방법을 써야 한다. 소집단이다.


    소집단이 되면 근친혼을 하게 되고 퇴행한다. 케냐의 응고롱고로 분화구에 고립된 스무 마리 사자들이 퇴행하여 체구가 작아진 것과 같다. 네안데르탈인 한 사람과 현생인류 한 사람을 비교하면 대등하다고 봐야 한다. 개인 간의 차이가 크기에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다. 어디에나 천재는 있다. 쪽수가 많은 쪽이 이긴다.


    네안데르탈인만 멸종한 것이 아니라 현생인류의 많은 분파도 멸종했다. 환경이 나빠져서 다들 멸종할 때 네안데르탈인뿐 아니라 많은 집단이 멸종한 것이며 현생인류는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집단이 보충되어 살아남았다. 인류뿐 아니라 모든 종은 좁은 지역에 고립되면 퇴화한다. 진화보다 퇴화가 더 자연스럽다.


    진화는 여러 가지 우연이 기적적으로 맞아떨어져야 하며 그런 확률을 만들어낼 만큼 충분한 숫자가 담보되어야 한다. 네안데르탈인은 어깨가 좁고 이는 투창에 불리하며 대규모의 몰이사냥보다 바위에 숨어있다가 직접 부딪히는 사냥을 했고 이 사냥법은 평원에서 먹히지 않으므로 숲과 바위가 많은 협곡에 살았다.


    현생인류도 정글에 사는 집단은 퇴행적이고 배타적이며 낙후되어 있다. 평원에 사는 집단이 활발한 교류와 유전자 교환 덕에 발전한 것이다. 개체 간의 우열비교는 의미가 없다. 네안데르탈인에게도 천재는 있고 현생인류에도 바보는 있다.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것이며 그러므로 이동기술이 특히 중요한 것이다.


    역사시대로 와서 현생인류의 삶도 이동기술의 변화 없이는 큰 차이가 없다. 농경민이 유목민보다 우월하다는 믿음은 착각이다. 유목민이 더 많이 이동하고 더 뛰어난 기술을 가졌으며 더 늦게 등장했다. 인류는 도보로 걸어 다니다가 뗏목과 배로 한번 도약하고 마차로 한 번 도약하고 등자를 갖춘 말로 한 번 도약했다.


    그리고 삼각돛을 갖춘 원양항해기술로 도약했다. 마지막은 자동차와 인터넷의 연결이다. 이동기술의 진보만이 유의미한 진보이며 이를 제외하고 구한말 일본이 한국보다 잘살았다는 식은 의미 없다. 한국인이 더 잘 먹었고 키가 크고 영양상태가 좋았다. GDP 차이가 있다지만 어차피 극소수 귀족들만 누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동기술의 차이는 확연하다. 자동차가 등장하면 전혀 다른 종족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네안데르탈인이 10여 명에서 1백여 명 이내의 소집단으로 생활한 반면 현생인류가 1천 개체를 넘는 대부족을 이룬 것이 확연히 차이가 나듯이 자동차가 등장하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열린다. 고조선은 도시국가 개념이었다.


    삼한시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등자기술이 전해지자 갑자기 고구려 신라 백제가 정립해 버렸다. 말이 하루에 가는 거리만큼 판도가 넓어진 것이다. 도보로는 기껏해야 하루에 20킬로를 갈 뿐이지만 말을 타면 200킬로를 가게 된다. 백제와 신라의 영토 크기는 말이 하루이틀에 갈 수 있는 거리로 보면 얼추 들어맞는다.


    환경과의 상호작용만이 유의미하다. 환경은 변한다. 그 변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자가 이긴다. 그리고 인간이 또 환경을 변화시킨다. 피드백은 반복된다. 도보족과 자동차족 비행기족은 다른 종족이다. 종을 갈아타지 않으면 안 된다. 우열은 의미가 없고 의사결정구조가 중요하며 의사결정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따른다.


    닫으면 죽고 열어젖히는 자가 이긴다. 모든 성공한 나라들은 환경 덕을 보았다. 남미가 가난한 이유는 유럽이나 북미와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리가 단조로워서 망했고 유럽은 지리가 복잡해서 흥했다. 알박기 잘했다. 인간 내부에도 다양성을 갖추어야 한다. 획일화되는 집단은 망하고 풍성한 집단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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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12]달타(ㅡ)

2018.08.08 (19:48:12)

통일이 되어야 자동차 성능도 2배로 레벨업 되겠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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